
새로운 표현력과 도전 정신이 깃든 서체 디자인 전문 어워드인 「모리사와 타입디자인 공모전 2024」. 다섯 번째로 개최된 이번에는 새롭게 중문–간체자 부문, 중문–번체자 부문과 한글 부문이 신설되어, 전 세계 45개국 및 지역에서 총 1,092점의 작품이 접수되었습니다. 엄정한 심사를 거쳐 5개 부문에서 총 50점의 수상 작품이 선정되었으며, 2025년 6월 5일 일본 도쿄 오차노미즈에 위치한 칸다묘진홀에서 시상식이 개최되었습니다. 아트디렉터 키타가와 잇세이의 특별 강연과 함께 당일 현장의 모습을 전해드립니다.

시상식에서는 특별 심사위원을 포함한 국내외 17인의 심사위원에 의해 선발된 모리사와상(금상, 은상, 동상, 가작) 수상자와, 웹에서 대중들의 투표로 결정된 인기투표 상위 2명의 시상이 진행되었습니다. 2024년에는 총 26명의 수상자가 참석하여,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모리사와상 일문부문 금상은 토야 요시히코(Yoshihiko Toya, 일본)의 「Kuromugi」. 네 번째 도전 끝에 금상을 수상한 토야 요시히코는 특별 심사위원을 맡은 타입디자이너 사이러스 하이스미스로부터 트로피를 전달받고, “해서가 본래 지닌 가능성을 넓히는 작업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담은 작품입니다. 앞으로도 성실하게 문자와 마주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해, 현장은 큰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은상은 후쿠시 다이스케(Daisuke Fukushi, 일본) 「Insho」, 동상에는 우치기바 간타(
Ganta Uchikiba, 일본) 「kt」가 수상했습니다.
가작에는 아지노 히라키(Hiraki Ajino, 일본) 「lamp cyousou」, 하야시 코키(Koki Hayashi, 일본) 「Norentai」, 고바야시 오마(Oma Kobayashi, 일본) 「Suzutake」, 나카자와 타쿠야(Takuya Nakazawa, 일본) 「4S」, 나가세 진(Jin Nagase, 일본) 「Shiratsuyu Kaisho」의 5작품이 선정되었습니다.
모리사와상 라틴 부문에서는 금상 「Nimonic」과 은상 「Vol.」이 모두 중국 출신 왕 나이첸(Naiqian Wang)의 작품으로 선정되어, 왕 나이첸은 가작 「Celcius」까지 3개의 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왕 나이첸은 “여러분의 따뜻한 지원이 없었다면, 이 특별한 순간을 온전히 즐기지 못했을 것”이라며, 모든 관계자에게 감사를 전했습니다.

동상은 칠레 출신 호세 솔레(José Solé)의 「Loica」가 수상했습니다. 가작은 미국의 크레이그 엘리아슨(Craig Eliason) 「Kyoot」, 대만의 랴오 톈민(Tien-Min Liao) 「Path Grotesk」, 콜롬비아의 오스카 게레로(Oscar Guerrero) 「Lobulo」, 콜롬비아의 카를로스 아빌라(Carlos Ávila) 「Florocine」, 왕 나이첸 「Celcius」가 선정되었습니다.
신설된 모리사와상 중문–간체자 부문은 중국 출신 폰트 디자이너가 석권하였습니다. 「WENKAI」로 금상을 수상한 쑨 딩츠(Dingci Sun)는 “앞으로도 폰트 업계의 발전과 함께, 디자이너가 보다 좋은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하며, ‘아리가토’라는 일본어 인사로 소감을 마무리했습니다.

은상에는 우 이쉬안(Yixuan Wu, 중국) 「Xin Feng VF」, 동상에는 왕 위젠(Yujian Wang, 중국) 「TangMoBang」이 빛났고, 각 수상자에게 트로피가 수여되었습니다. 또한 가작에는 다음의 다섯 작품이 선정되었습니다.
구 정유(Zhengyou Gu, 중국) 「Duo」, 첸 하오(Hao Qian, 중국) 「HaoBoTi」, 뤄 멍이(Mengyi Luo, 중국) 「YAHEI」, 장 충위(Congyu Zhang, 중국)・천 웨(Yue Chen, 중국)「Yourong Type」, 원화쯔싱(WenHuaZiXing, 중국) 「wenhuayanshanxinwei」.
모리사와상 중문–번체자 부문 금상을 수상한 작품은, 중국의 구 롱롱(Rongrong Gu) 「Cao Chuang Gu Yun」이었습니다. 계속해서 고전 서체를 연구해 온 구 롱롱은 “앞으로도 고전 서체와 현대 디지털 폰트 사이의 가교를 놓아가겠습니다”라고 힘차게 말했습니다.

은상은 대만의 가오 칭잔(Chingchan Kao) 「Bi Tai Bak」, 동상은 사이토 타이치(Taichi Saito)「rounded Kinbun」이 선정되었습니다. 가작은 다음의 다섯 작품입니다.
린 타이장(Taijiang Lin, 대만) 「Ricebeam」, 랑 무빙(Mubing Lang, 중국) 「mi」, 「li kai」, 탄 지홍(Chìhông Tân, 중국) 「SuSeng」, 첸 칭힌 로이(Chinghin Chan Roy, 홍콩) 「Wei Gothic」
한국 디자이너들의 개성적인 작품이 다수 출품된 모리사와상 한글 부문에서는 위예진의 「wanwan」이 금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위예진 씨는 건네받은 트로피를 잠시 바라본 뒤 “서체를 출시할 때까지 이 기쁜 마음을 잊지 않고 노력해 나가겠습니다”라며 수상의 기쁨을 전했습니다.

은상 「산문」의 안삼열(한국)은 가작 「너구리」와 함께 더블 수상을 하였습니다. 동상에는 이승협(한국)의 「공간블럭」이 선정되었습니다.
가작은 다음의 다섯 작품입니다.
박수린(한국) 「한샘」, 안삼열(한국) 「너구리」, 김주연(한국) 「코드스퀘어」, 권순형(한국) 「결구체」, 이새빈(한국) 「캔들라이트」
이어진 인기투표 시상에서는 주식회사 모리사와 대표 모리사와 아키히코 사장이 트로피를 전달하였습니다. 부문별 상위 득표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일문 부문
1위 사코 아미(Ami Sako, 일본) 「Honeybee Path」 2위 고바야시 오마(Oma Kobayashi, 일본) 「Suzutake」 - 라틴 부문
1위 저우 자오전(Chaochên Chou, 중국) 「Tachechi SemiBold」 2위 라미레즈 로자노 라파엘(Rafael Ramirez Lozano, 멕시코) 「RR-Trivium」 - 중문–간체 부문
1위 쩡 투쥔(Tujun Zeng, 중국) 「Chang Kong Ti」 2위 가오 양(Yang Gao, 중국) 「Waning moon fine black type」 - 중문–번체 부문
1위 웡 호잉(Hoying Wong, 홍콩) 「Egyptian Hieroglyphs」 2위 리우 카이헤이(
Kaihei Liu Anson, 홍콩) 「Alinsect typeface」 - 한글 부문
1위 최민준(한국) 「꽃편지」 2위 권순형(한국) 「결구체」

시상식 마지막에는 특별 심사위원인 사이러스 하이스미스의 총평이 이어졌습니다. 하이스미스는 이번에 새로 3개 부문이 추가된 것에 대해, “타입디자인의 세계가 점차 국제화되는 현상을 고려한 긍정적인 진전이었다”며 “다양한 시점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심사는, 응모 작품 하나하나에 진지하게 임하려는 자세의 표현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이 공모전에 참여한 지 12년이 되었지만, 이번 결과는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라고 회고했습니다. 또한 “공모전의 성과가 차세대 타입디자이너들에게 자극이 되어, 앞으로 서체 제작에 도전하는 이들에게 격려가 되고, 다음 회차 참가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훌륭한 서체를 보내 준 재능 있는 디자이너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수상자들에게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특별 강연 「키티가와 잇세이의 타이포그래피 사상과 아트적 전개」
시상식 이후에는 이번 공모전의 심사위원 중 한 분이자 세계적으로 활약 중인 그래픽 디자이너이며 아트디렉터인 키타가와 잇세이를 모시고, 특별 강연 「키타가와 잇세이의 타이포그래피 사상과 아트적 전개」를 개최하였습니다. 기업가치를 높이는 디자인과 브랜딩을 다수 맡아 온 키타가와의 시점과 사고방식에 대해, 유머도 곁들여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키타가와는 ‘일할 때 중요한 것은 4가지’라며, “사람의 기억에 남게 하는 것”을 가장 먼저 언급했습니다. 인간의 뇌는 지금까지 자신의 기억이나 의식에 없었던 정보만을 입력하는 성질이 있는데, 예를 들어 폰트에서 요구되는 누구나 한눈에 바로 인식할 수 있어야 하는 「유창성과 인지성」은 기억에 남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브랜딩은 불특정 다수에게 기억되기 위한 작업이며, 그러려면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것을 제시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 기억의 구조와 연결되는 두 번째로 꼽은 것은 「제로 투 원」입니다. 키타가와가 ‘아트 사고’라고 부르는 이 개념에 대해, “아트는 흉내 내서는 안 된다. 비슷한 것이 있으면 안 된다. 이제껏 없던, 유일무이한 모습을 지향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공간」과 「여백」의 중요성 들며, 서체 디자인을 예시로 “오브젝트 자체의 조형은 물론이고, 여백을 의식하면서 떠오르는 형태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습니다.
네 번째로는 「과학」을 언급했습니다. “디자인은 감각에 의존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과학과 근거를 활용하여, 전달하기 쉬운 커뮤니케이션의 형태를 판단해야 합니다. 그렇게 디자인의 ‘타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키타가와는 이 네 가지 요소를 어떻게 실무에 반영하는지, 슬라이드를 활용하여 몇 가지 구체적인 사례를 설명해 주었습니다. 2022년에 리뉴얼한 어느 기업의 로고마크는, 여백이 많고 일견 언밸런스해 보이며, 글자가 읽기 어렵다는 지적도 SNS상에 잇따랐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위화감’이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해당 기업의 매출과 영상 조회수가 크게 증가했던 에피소드를 보여주었습니다. 키타가와의 매력적인 화법이 어우러지면서 행사장의 열기는 뜨겁게 고조되었습니다.
강연 종료 후에는, 참가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리셉션을 시작하였습니다. 서체 설계사 도리노우미 오사무의 건배 제의를 신호로, 심사위원과 참가자들은 타입 디자인을 주제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